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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더 100주년, 돌아온 '모나크'가 보여준 방향

튜더 100주년, 돌아온 '모나크'가 보여준 방향

브랜드의 100주년 기념 시계라면 과거의 대표 모델을 복각하거나 특별한 문구를 더한 한정판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튜더의 선택은 조금 달랐습니다.

2026년, 튜더는 블랙 베이를 또 하나의 기념 모델로 만드는 대신 과거에 사용했던 '모나크(Monarch)'라는 이름을 새로운 컬렉션으로 되살렸습니다. 튜더 역시 이번 모델을 역사적인 라인을 현재의 기술과 디자인으로 다시 해석한 시계로 설명합니다.

모나크는 클래식한 다이얼과 스몰 세컨즈를 사용하지만 100m 방수, METAS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 T-fit 클라스프까지 갖췄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시계에서 흥미로운 것은 빈티지한 디자인 자체보다 다이버 워치로 신뢰를 쌓아온 튜더가 그동안 축적한 실용성을 전혀 다른 모습의 시계에 옮겼다는 점입니다.

블랙 베이를 대신하려는 시계는 아니다

오늘날 튜더의 이미지를 만든 중심에는 블랙 베이와 펠라고스가 있습니다. 실제로 2026년에도 블랙 베이 54, 58, 58 GMT와 블랙 베이 세라믹 등 기존 스포츠 컬렉션을 계속 확장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나크의 등장을 튜더가 다이버 워치에서 벗어나는 신호로 볼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습니다.

스포츠 워치를 통해 확보한 기술과 신뢰를 유지하면서 이제 그 범위를 다른 디자인으로 넓혀보려는 시도라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특히 모나크는 기존 블랙 베이의 베젤이나 다이얼 색상을 바꾼 파생 모델이 아닙니다. 과거의 이름을 가져왔지만, 날카로운 패싯 케이스와 새로운 2-링크 브레이슬릿, 독특한 다이얼을 사용해 현재 라인업에서 별도의 얼굴을 만들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아서 오히려 '모나크'답다

39mm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안에는 다크 샴페인 컬러의 다이얼이 들어갑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로마 숫자와 아라비아 숫자를 함께 사용하는 이른바 'Error-Proof-Style' 다이얼입니다. 위쪽에는 로마 숫자, 아래쪽에는 아라비아 숫자를 배치했고, 다이얼의 색과 질감은 파피루스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안전한 디자인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익숙한 바 인덱스나 블랙 베이의 전형적인 얼굴을 사용했다면 훨씬 쉽게 받아들여졌을 겁니다. 대신 튜더는 새 컬렉션의 첫인상부터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디자인을 택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새로운 컬렉션이 기존 인기 모델과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다면 굳이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나크의 혼합형 숫자와 샴페인 다이얼은 모두를 만족시키지는 못하더라도, 한눈에 블랙 베이와 다른 시계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하게 만듭니다.

클래식한 얼굴에 스포츠 워치의 기준을 넣다

모나크의 외형만 보면 클래식 워치에 가깝지만, 사양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39mm 케이스와 11.9mm 두께에 스크루다운 크라운을 사용하고, 방수 성능은 100m입니다.

브레이슬릿에는 손목에서 길이를 미세 조절할 수 있는 T-fit 클라스프가 적용됩니다.

내부의 자동 칼리버 MT-5662-2U 역시 COSC와 METAS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았으며, 15,000가우스의 항자 성능과 65시간의 파워리저브를 갖춥니다. 무브먼트는 사파이어 케이스백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모나크의 성격이 분명해집니다.

튜더는 얇고 섬세한 전통적인 드레스 워치를 만들기보다 클래식한 외형 안에 자신들이 잘해온 스포츠 워치의 사용성을 넣었습니다.

그래서 모나크를 단순히 '튜더의 드레스 워치'라고 부르면 조금 부족합니다.

정장을 입을 수 있는 얼굴을 가졌지만, 사용하는 방식까지 드레스 워치가 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100주년에 과거보다 '다음 영역'을 보여주다

튜더는 1926년 이름이 등록되며 시작됐고, 2026년으로 100년을 맞았습니다. 공식 100주년 콘텐츠에서도 그동안의 역사뿐 아니라 브랜드가 계속 변화하고 기술을 발전시켜왔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나크는 꽤 흥미로운 100주년 모델입니다.

과거의 이름과 디자인 요소를 가져왔지만, 그것을 그대로 복원하는데 목적을 두지는 않았습니다. 그 안에 현재 튜더가 가진 METAS 인증과 방수 성능, 새로운 브레이슬릿과 제조 기술을 넣었습니다.

물론 이 시도가 모든 사람에게 익숙하게 받아들여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혼합형 인덱스와 독특한 샴페인 다이얼은 분명 취향을 나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 컬렉션의 첫 모델이 지나치게 무난했다면 '모나크'라는 이름을 다시 꺼낸 의미도 작아졌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모델에서 중요한 것은 모나크 자체의 성공 여부보다 튜더가 블랙 베이 밖에서도 자신들의 장점을 설명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봅니다.

결국 모나크는 튜더가 다이버 워치에서 멀어졌다는 증거가 아닙니다.

다이버 워치와 스포츠 워치를 통해 쌓아온 기술과 신뢰를, 이제는 다른 장르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선언에 더 가깝습니다.

100주년을 맞아 튜더가 다시 꺼낸 것은 과거의 이름이지만, 그 이름을 통해 보여주려는 것은 오히려 다음 컬렉션의 가능성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