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 데이토나, 단 4개의 시계가 경매장에서 4,900만 달러에 팔린 이유
[이미지 출처 : 롤렉스 공식 홈페이지]
2026년 9월 28일 런던에서 조금 특별한 롤렉스 경매가 열렸습니다.
오래된 빈티지 모델도, 유명 인물이 착용했던 시계도 아니었습니다. 롤렉스가 직접 제작한 네 개의 데이토나가 주인공이었습니다.
이름은 Spring, Summer, Autumn, Winter. 네 계절을 각각 하나의 시계로 표현한 'Four Seasons' 컬렉션입니다.
각 모델은 단 하나만 제작된 유니크 피스로, 롤렉스와 Phillips가 함께 진행한 자선 경매에 출품 됐습니다.
네 점의 낙찰가는 총 3,730만 파운드, 약 4,94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총액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네 시계의 가격이 서로 달랐다는 점입니다.
모두 세상에 하나뿐인 시계인데, 왜 낙찰가는 같지 않았을까요?
네 개의 시계, 네 가지 계절
Four Seasons는 기존 데이토나의 다이얼 색상만 바꾼 모델이 아닙니다.
Spring은 18캐럿 화이트 골드에 크리소프레이즈 다이얼과 레피돌라이트 카운터를 조합하고, 퍼플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했습니다.
Summer는 에버로즈 골드에 터쿼이즈 다이얼과 루비 카터, 핑크 사파이어를 사용했습니다.
Autumn은 옐로 골드에 무카이트 다이얼과 크리소프레이즈 카운터, 그린 투르말린을 조합했습니다.
Winter는 950 플래티넘에 블루 오팔 다이얼과 라피스 라줄리 카운터를 사용하고, 베젤에는 블루에서 푸시아로 이어지는 사파이어 그라데이션을 적용했습니다.
네 모델 모두 귀금속과 천연석, 보석을 사용했지만 계절을 표현하는 색과 소재의 조합은 완전히 다릅니다.
내부에는 현행 롤렉스 데이토나에 사용되는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4131이 탑재됐습니다.
기계적인 기반은 공유하면서 외관을 구성하는 소재와 보석 세팅으로 각기 다른 시계를 완성한 것입니다.
가장 비싼 시계는 플래티넘이 아니었다
[이미지 출처 : 롤렉스 공식 홈페이지]
네 점은 각각 별도의 로트로 경매에 나왔습니다.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한 것은 Summer로, 1,030만 파운드에 낙찰됐습니다.
Autumn은 1,020만 파운드, Winter는 1,000만 파운드였고 Spring은 680만 파운드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한 시계는 플래티넘으로 제작된 Winter가 아니라 에버로즈 골드의 Summer였습니다.
또한 네 점 모두 단 하나만 존재한다는 조건은 같았지만 Summer와 Spring의 낙찰가에는 350만 파운드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희소성만으로 가격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물론 경매에서는 입찰자 수와 경쟁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이번 행사가 자선 경매였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다만 적어도 이번 결과는 '하나뿐인 시계'라는 사실만으로 낙찰가가 정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같은 유니크 피스라도 어떤 색과 소재를 조합했는지, 그 시계를 원하는 사람이 얼마나 경쟁하는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데이토나의 기능보다 앞에 나온 보석 세팅
[이미지 출처 : 롤렉스 공식 홈페이지]
Four Seasons의 또 다른 특징은 데이토나의 디자인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인 데이토나에서 타키미터 눈금이 자리하는 베젤에는 컬러 스톤이 세팅됐습니다.
다이얼과 세 개의 카운터에는 서로 다른 천연석을 사용했고, 러그와 크라운 가드에도 다이아몬드를 더했습니다.
1963년 모터스포츠를 위한 크로노그래프로 등장한 데이토나의 기본 형태는 남아 있지만, 이번 네 점에서는 시간을 측정하는 기능보다 소재 가공과 보석 세팅이 시각적로 더 강하게 드러납니다.
그렇다고 기계적인 성능을 특별히 바꾼 것은 아닙니다.
네 모델 모두 칼리버 4131을 사용하며 약 72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합니다.
롤렉스가 이번 작업에서 차별화한 것은 크로노그래프의 성능보다 그 기능을 담아내는 외관이었습니다.
4,900만 달러가 데이토나의 시세는 아니다
이번 경매 결과를 일반적인 롤렉스 데이토나의 시장 가격과 연결해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Four Seasons는 일반 판매 모델이 아니며 각각 단 한 점만 존재합니다.
여기에 경매 수익금 전액이 Federer Foundation과 Re에 전달되는 자선행사였습니다. Phillips는 이번 경매에 구매자 수수료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낙찰가에는 시계 자체에 대한 수집가의 평가뿐 아니라 자선 목적에 참여하려는 의사도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그 영향이 실제로 얼마였는지는 공개된 결과만으로 구분할 수 없습니다.
또한 네 점의 총액과 한 점의 경매 기록은 구분해야 합니다.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한 Summer의 낙찰가는 약 1,365만 달러로, 2017년 폴 뉴먼이 소유했던 데이토나 Ref.6239의 1,775만2,500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두 경매는 시계의 성격과 판매 조건도 서로 다릅니다.
단 하나라는 조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가격
이번 Four Seasons는 처음부터 각각 한점만 제작됐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빈티지 롤렉스와 다릅니다.
빈티지 시계의 희소성이 생산 종료와 시간의 흐름, 소유 이력 등을 통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면 Four Seasons는 제작 단계부터 수량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경매의 의미를 단순히 롤렉스가 유니크 피스를 만들었다는 사실에서만 찾고 싶지는 않습니다.
네 점 모두 같은 조건으로 제작된 유니크 피스였고, 같은 경매장에서 판매됐습니다.
그럼에도 낙찰가는 달랐습니다.
Summer와 Autumn, Winter는 비교적 가까운 가격에 거래됐지만 Spring은 나머지 세 점보다 낮은 가격을 기록했습니다.
이 차이를 특정 소재나 색상이 더 인기가 있었다는 결론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입찰자들의 선택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하나뿐이라는 희소성은 네 시계 모두가 공유하는 출발점이었을 뿐, 최종 가격까지 같게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Four Seasons의 4,900만 달러는 롤렉스가 제작한 니크 피스라는 배경과 소재·보석 세팅, 자선 경매라는 조건, 그리고 입찰 경쟁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경매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네 점의 합계보다 서로 다른 네 개의 낙찰가입니다.
모두 세상에 하나뿐이라는 사실은 같았지만, 그 하나를 소유하기 위해 지불한 금액은 달랐습니다.
희소성은 같아도, 그것을 원하는 마음까지 같지는 않았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