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로드스터, 단종됐던 시계를 2026년 다시 출시한 이유는?
[이미지 출처 : 까르띠에 공식 홈페이지]
2000년대 까르띠에를 대표했던 스포츠 워치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2026년 4월, 까르띠에는 워치스 앤 원더스 제네바에서 로드스터의 복귀를 발표했습니다. 2002년 처음 등장한 이후 약 10년 만에 단종됐던 컬렉션을 14년 만에 다시 선보인 것입니다.
까르띠에와 로드스터는 자동차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인 원형 시계와 다른 케이스, 속도계를 연상시키는 다이얼, 자동차 부품을 닮은 크라운이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까르띠에는 왜 오랫동안 생산하지 않앗던 시계를 다시 출시했을까요? 단순히 과거 디자인을 재현한 것인지, 아니면 지금의 시계 시장에 맞춰 새롭게 설계한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2002년, 자동차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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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는 오래전부터 시계의 형태를 중요한 디자인 요소로 다뤄왔습니다. 직사각형의 탱크, 사각형 베젤이 특징이 산토스처럼 원형에 얽매이지 않는 시계를 꾸준히 선보였습니다.
2002년 출시된 로드스터 역시 이러한 접근에서 탄생했습니다. 다만 기존 컬렉션과 달리 자동차, 특히 클래식 스포츠카의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는 점이 달랐습니다.
케이스는 양옆이 곡선으로 부풀어 오른 토노형으로 제작됐습니다. 다이얼에는 자동차 속도계를 연상시키는 동심원 형태의 장식이 들어갔고, 크라운은 원뿔 형태로 디자인됐습니다.
가장 독특한 부분은 날짜창입니다.
일반적인 날짜 확대경은 크리스털 위에 별도의 렌즈를 부착한 형태지만, 로드스터는 3시 방향 케이스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돌출부에 확대경을 배치했습니다.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입니다.
이러한 요소 덕분에 까르띠에 로드스터는 단순히 자동차의 이름을 빌린 시계가 아니라, 자동차의 형태를 손목에 옮긴 제품으로 구분됐습니다.
단종됐던 로드스터는 왜 다시 돌아왔을까?
로드스터는 2012년 무렵 생산이 중단됐습니다. 까르띠에가 단종 이유를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아니지만, 이후 브랜드의 스포츠 워치 라인업에서는 산토스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특히 2018년 새롭게 선보인 산토스 드 까르띠에는 브레이슬릿 교체 시스템과 현대적인 케이스 설계를 갖추면서 까르띠에의 대표적인 스포츠 워치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렇다면 로드스터를 다시 출시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이번 복귀는 까르띠에가 최근 보여주는 과거 컬렉션 재해석 흐름과 연결해서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는 기존 디자인을 그대로 복제하기보다 특징적인 형태를 유지하면서 케이스 비율과 착용 편의성을 개선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2026년 로드스터 역시 같은 방향으로 설계됐습니다.
까르띠에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100명이 넘는 장인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로드스터를 완성했다고 설명합니다. 디자이너와 워치메이커뿐 아니라 다이얼 제작자, 폴리셔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습니다.
즉, 이번 까르띠에 로드스터의 복귀는 과거의 인기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디자인을 현대적인 착용 환경에 맞게 개선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26년 신형 로드스터, 무엇이 달라졌을까?
[이미지 출처 : 까르띠에 공식 홈페이지]
신형 로드스터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변화는 케이스의 비율입니다.
기존 모델의 토노형 디자인은 유지하면서도 전체적인 형태를 정돈했습니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이 이어지는 부분도 보다 자연스럽게 다듬어졌습니다.
다이얼에는 기존 로드스터의 특징이었던 속도계 형태의 장식이 남아 있습니다. 로마 숫자 인덱스와 날짜 확대경 역시 유지됐으며, 베젤에는 초기 모델에서 사용했던 네 개의 리벳 장식이 적용됐습니다.
새로운 컬렉션은 미디엄과 라지 두 가지 크기로 구성됩니다. 특히 두 크기에 서로 다른 무브먼트를 적용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라지 모델에는 까르띠에의 1847 MC 오토매틱 무브먼트가 사용되고, 미디엄 모델에는 899 MC가 탑재됩니다. 케이스 크기에 맞춰 내부 구성도 달리한 것입니다.
소재 역시 스테인리스 스틸, 옐로 골드, 스틸과 옐로 골드를 조합한 투톤으로 나뉩니다.
과거 로드스터의 외형을 유지하면서 크기와 소재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이번 신제품의 주요 변화입니다.
브레이슬릿도 달라졌다
신형에서 주목할 또 다른 부분은 브레이슬릿입니다.
로드스터는 처음부터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디자인이 특징이었습니다.
일반적인 러그 구조와 달리 브레이슬릿이 케이스의 곡선을 따라 이어지면서 자동차 차체와 비슷한 유선형 형태를 보여줬습니다.
2026년 신형에서도 이러한 디자인은 유지됩니다.
브레이슬릿 중앙 링크에는 폴리싱 마감을, 양옆에는 브러싱 마감을 적용해 서로 다른 표면 질감을 구현했습니다. 까르띠에는 이러한 광택의 대비를 빈티지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에 비유합니다.
실용적인 변화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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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에는 까르띠에의 특허 기술인 퀵스위치(QuickSwitch) 시스템이 적용됩니다. 별도의 도구 없이 브레이슬릿과 스트랩을 교체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스틸이나 골드 브레이슬릿을 사용하다가 가죽 또는 러버 스트랩으로 변경할 수 있어 하나의 시계로 서로 다른 착용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 로드스터의 스포츠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일상적인 사용 편의성을 높인 변화입니다.
까르띠에는 왜 산토스가 아닌 로드스터를 다시 선택했을까?
까르띠에에는 이미 산토스라는 대표적인 스포츠 워치가 있습니다.
산토스는 사각형 베젤과 노출된 스크루, 일체감 있는 브레이슬릿을 특징으로 합니다. 스포츠 워치이면서도 드레스 워치로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갖추고 있습니다.
로드스터는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산토스가 항공 역사와 연결되는 디자인이라면 로드스터는 자동차의 속도감과 기계적인 형태에서 출발했습니다. 케이스는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고, 다이얼과 크라운에는 자동차를 연상시키는 장식이 적극적으로 사용됩니다.
같은 브랜드의 스포츠 워치지만 디자인의 출발점이 다른 것입니다.
까르띠에는 이번 신제품을 통해 산토스를 대체하기보다 서로 다른 성격의 스포츠 워치를 함께 운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원형이나 사각형 케이스에서 벗어난 스포츠 워치를 찾는 소비자에게 로드스터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14년 만에 돌아온 로드스터가 보여주는 변화
최근 명품 시계 업계에서는 과거에 생산했던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디자인을 다시 출시한다고 해서 모두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브랜드는 초기 모델의 외형을 최대한 유지하고, 어떤 브랜드는 디자인의 핵심 요소만 남긴 채 무브먼트와 케이스 구조를 새롭게 설계합니다.
2026년 까르띠에 로드스터는 후자에 가까운 사례입니다.
2002년 모델의 토노형 케이스와 자동차 속도계 형태의 다이얼, 독특한 날짜 확대경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대신 케이스 비율을 다듬고 새로운 오토매틱 무브먼트와 스트랩 교체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까르띠에가 단종된 로드스터를 다시 선보인 배경에는 고객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요청이 있었습니다. 까르띠에 CEO 역시 로드스터의 재출시를 원하는 고객들의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고 직접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번 신제품은 이러한 고객들의 요구에 응답하면서도 로드스터 특유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과거의 독특한 형태를 유지하면서 현재의 기술과 사용성을 더한 것. 단순히 과거의 인기 모델을 복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전히 사랑받는 디자인의 가치를 다시 확인했다는 점이 14년 만에 돌아온 로드스터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